[철의 날 공동성명서] "새로운 반세기 제철보국의 비전은 철강 탈탄소에 있다"

관리자
발행일 2024-06-10 조회수 5
성명서



[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고로 전경]

[25회 철의 날 기념 성명서]



새로운 반세기 제철보국의 비전은 철강 탈탄소에 있다



1973년 6월 9일,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식 용광로에서 첫 쇳물을 생산한 이래 철강산업은 제철보국의 구호 아래 국가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해왔다. 그로부터 51년이 지난 현재, 대한민국은 경제강국으로 우뚝 섰으나 세계는 산업발전이 가져온 지구온난화와 심각한 기후변화로 위협받고 있다. 지금 이 순간에도 고로 기반 철강 생산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은 기후변화를 유발하고 제철소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.
세계가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지금, 화석연료 기반 경제 체제는 더 이상 국가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.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소환원제철 실증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, 2026년부터 재생에너지 기반 ‘무탄소 철강’을 연간 250만 톤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힌 스웨덴 철강사 H2GreenSteel의 계획은 우리나라의 준상용급 설비 실증 계획보다 약 4년 앞선 일정이다. 또한 EU CBAM과 같이 고탄소 철강 제품에 대한 무역 관세를 적용하는 국가 및 권역도 점차 확대 전망이다.
우리나라 철강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탄소중립 기술로의 전환이 시급하다. 만약 기술 개발의 부진과 국내 청정에너지의 부재와 같은 현 상황이 계속되면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청정에너지 수급이 가능한 해외로의 상공정 이전은 불가피하며 이는 국가와 지역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줄 것이다. 2035년까지 연간 생산 300만톤 규모의 수소환원제철 설비 7기 도입 시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해 약 101.18TWh의 재생에너지를 필요로 하며, 이는 11차 전기본의 '38년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약 44%를 차지한다. 국가 재생에너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시점에서 현 수준의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는 철강산업의 탄소중립을 담보할 수 없다.
우리나라 정부가 철강산업 녹색전환에 지원하기로 한 규모는 2,685억원으로 독일의 10.2조 원, 일본의 4조 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. 철강산업이 산업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.
철강사들 또한 그린수소 생산에 꼭 필요한 재생에너지에 대폭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. 말로는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태양광, 풍력이 아닌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LNG발전소 건설을 추진해선 안 된다. 또한 수소환원제철 부지 마련을 위한 바다 매립이 탄소 흡수원인 해양생물다양성을 위협하고 지형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모른 체해서는 안 된다.
이에 우리나라와 우리 철강산업이 탄소중립 시대에 걸맞은 경쟁력을 가지기를 바라는 00개 시민사회는 정부와 철강업계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.


  • 국가는 철강산업이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저탄소 공정으로 2035년 이전에 전환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 및 실증 사업에 더 전폭적인 제도 및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.


  • 국가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철강산업의 탄소중립이 요구하는 그린수소와 재생에너지 수요를 반영해야 한다.


  • 철강사는 제철소 지역 주민의 건강 보전을 위해 LNG 등 화석연료 기반 발전소 건설 추진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탄소중립을 이행해야 한다.


  • 철강사는 공유수면 매립을 통한 수소환원제철 등 저탄소 설비 부지 확보의 당위성과 환경 피해에 대해 더 신중하게 검토하고, 이 모든 과정에 대해 지역사회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.


  • 철강사는 수소환원제철 및 저탄소 설비 전환과 연계한 모든 고로의 단계적 종풍 계획을 마련하고, 이에 따른 인력 재배치 등의 정의로운 전환을 고려한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.





철강은 모두의 삶과 직결되어 있다. 반 세기가 넘는 산업의 역사를 보유한 우리나라에서 이제 철의 날은 철강산업 종사자들의 자긍심을 고양하는 집안 잔치에 그쳐서는 안 된다. 새로운 반세기의 우리 철강산업이 세계 경제의 저탄소 전환 속에서 다시 한번 제철보국할 방법, 즉 적극적인 탈탄소와 동시에 전후방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지역사회, 노동자, 소비자와 함께 모색하는 날이어야 한다.

2024년 6월 9일 제25회 철의 날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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